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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나의 새로운 리듬 (시)

탁구, 나의 새로운 리듬 – 2025년 6월 17일, Donsoo Han, Seamind – 너무 오래 걸었다.하이킹의 십여 년 세월 속종아리 근육이 파열되고허리 디스크는 비명을 질렀다.오른쪽 다리엔 마비가 오고 은퇴후 쉼과 함께많이 회복되었다 몸은 내게 물었다,"넌 아직 뛸 수 있니?" 망설임 끝,2024년 1월나는 탁구를 시작했다.오래 전 학창 시절,가끔 탁구장에서팬홀더 라켓 하나 들고하얀 공을 날리던 기억 속으로쉐이크홀더 라켓을 손에 쥐고 다시 들어갔다. 소망교회의 강당,소망탁구회의 이름 아래익숙한 지인 몇몇을 포함한동호인들의 얼굴이 나를 맞았다. 서툰 스텝,분주히 공을 줍던 내가이젠 라켓을 들고 스핀을 배운다. 월, 수, 금세 시간의 땀이 내 체형을 바꾸었다.176센티, 75키로는71키로의 건강..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죽음에 대하여 (시)

죽음에 대하여 - June 17 2025. Donsoo Han, Seamind 죽음에는 종류가 있다 나의 죽음 — 고요히 닫히는 마지막 문너의 죽음 — 가슴 깊은 곳에 남는 떨림그들의 죽음 — 신문 한 귀퉁이 잊혀진 이름우리의 죽음 — 함께 지은 시간의 집이 무너지는 소리 죽음은 단지 끝이 아니다삶이 남긴 자취, 그 무게를 되묻는 시작이다 동물의 죽음은대개 희생이라 불린다입을 닫은 채, 소리 없이우리의 필요 아래 쓰러진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자신의 수명대로 조용히 살아내고아무도 모르게숲속 어딘가, 그림자진 구석에몸을 눕히고,세상과 작별한다 울지 않고, 외치지 않고자기 생의 끝을홀로 받아들이는 그 고요함그것은 우리 인간이 배워야 할가장 깊은 존엄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죽음도그렇기에 희생이기를탐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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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밤, 윷놀이의 기억 (시)

설날 밤, 윷놀이의 기억 - January someday 2025. Donsoo Han, Seamind 까치 울던 설날 이브작은 방 안,아버님, 아내, 그리고 나세 사람이 둥글게 앉아조용히 윷놀이를 시작했다. 윷살은 쿵,바닥을 두드리며 시간을 흔들고마가 잡히면아쉬움이 눈빛에 번졌다가또 누군가의 웃음으로 녹아내렸다. 내 마가 상대 마를 잡을 때아버님의 얼굴엔 환한 기쁨이 피어나고아내는 깔깔 웃으며 두 손을 모은다.그 웃음소리에설날 저녁의 정이 방 안 가득 퍼진다. 아흔다섯 해를 살아오신 아버님,그 손에 들린 윷짝은언젠가 어린 날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주셨던 그것. 이기고 지는 건 아무래도 좋았다.말이 움직일 때마다우리는 시간을 딛고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인생이란,이렇게 잠시 머물다 가는한 판의 윷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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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아가라, 우리를 닮은 물결 (시)

나이아가라, 우리를 닮은 물길 - Donsoo Han, Seamind 2025년 5월 31일,흐린 하늘 아래검푸른 나이아가라강은묵묵히 흐르고 있었다.초록빛으로 떨어지며폭포를 지나온타리오 호수로,그리고 언젠가는 대서양으로. “우리, 나중에 이곳에 뿌려지면 어때?”아내의 한마디에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언제나 우리가 앉던커피향 가득한 그 벤치,그곳에서 시작된 여정이면 좋겠다고,조용히 생각했다. 물이 흐르듯,우리도 그렇게서로 다른 방향에서 와한 줄기 강물이 되어오랜 세월을 흘러왔다. 나는 ISTJ,그녀는 INFP.단 하나의 I(내향)만 같고나머지는 모두 달랐다.어쩌면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그럼에도 함께 걷고 웃고아이들을 품으며 살아왔다. 다름은 틈이 아니라,채움이었다.배려로 메우고,이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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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언덕에서 (시)

시간의 언덕에서 - June 17 2025. Donsoo Han, Seamind 2002년 봄,토론토 땅을 밟았지만부모님의 품을 떠난 건2004년 겨울의 끝자락이었다. 그때 부모님은배드민턴 셔틀콕을 힘차게 날리셨고,신문을 펼치며 세상과 대화를 나누셨고,약수터에서 20리터의 정성을 기러오셨다.게이트볼,수원시 대표의 자부심이셨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님이 누나에게신문을 끊겠다고 하셨단다. “눈이 나빠져서, 읽을 수가 없구나…”그 말에 스미는 서글픔이겨울비처럼 조용히 흘렀다. 고도리 게임도 이젠 끝.컴퓨터 화면 속 즐거움도이젠 손끝에서 멀어지고, 게이트볼,매주 화요일, 금요일두 번의 웃음과 점심 자리도조용히 문을 닫았다. 열정은 사라진 게 아니라시간 속으로조용히 걸어 들어간 것이다. 무엇을 내려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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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눗방울 같은 인생 (시)

비눗방울 같은 인생 - June 17 2025. Donsoo Han, Seamind 인생이란 무엇인가스스로 묻는 이 순간,나는 이제 비로소삶의 언저리에서 그것을 바라본다. 어릴 적햇살 아래 손에 쥐고 놀던비눗방울이 생각난다. 조롱대 하나,비눗물 한 움큼,아이의 숨결이 닿는 대로크기와 모양은 달라지고,바람의 방향에 따라어디론가 날아간다. 반짝이는 환희와 함께 떠오르지만잠시 후,허공에서 조용히 터져버리는 그것처럼,우리의 삶도덧없고도 아름답다. 너무 멀리행복을 좇지 않아도 된다.지금 여기,숨 쉬는 이 순간에기쁨은 있고,만족은 피어오른다. 모든 순간은한 번뿐인 선물,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음을잊지 말자. 인생은 그냥,순리대로조용히, 그러나 진심으로살아내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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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난 용, 다시 구름 위로 - 대한민국 (시)

개천에서 난 용, 다시 구름 위로 - 대한민국 - June 17 2025. Donsoo Han, Seamind 산업화의 바람 불던 날,대양을 누비는 열강의 배들 위에희망과 탐욕이 함께 실려 오고 있을 때,조선은 굳게 닫힌 대문 안에서자신을 지키려 애썼네. 쇄국의 성벽은 바람 앞 촛불처럼열강의 숨결에 흔들리고,이리저리 끌려다닌 끝에마침내 일본의 칼날 아래주권을 잃고 말았지. 남들은 격동을 견디며강국으로 태어났건만,우리는 그 격동을나라를 잃는 값으로 치르고,모습을 바꾼 채고요한 항쟁과 침묵의 저항으로시간을 견뎌냈지. 광복의 빛이 눈부시던 그날,한민족은 기쁨보다 더 깊은갈등의 그늘 아래 있었네.북은 사상을 붉게 칠하고,남은 자유를 푸르게 꿈꾸며한 뿌리의 나무가 둘로 찢겨졌지. 6.25, 그 피의 강을 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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