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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은빛 물결처럼 살고 싶다.

한돈수 2022. 2. 9. 21:22







24절기의 입춘이 지난지 몇일이 되었다. 입춘은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시점이다.

오늘은 평소보다 기온도 영상 3도까지 올라가고 바람도 시속 20키로 정도로 양호한데다 오전에는 조금 흐리고 눈이 날렸지만 오후가 되자 파란 하늘에 태양이 찬란한 좋은 날씨가 되어 있었다.

추우면 아내와 난, 토론토 다운타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넓고 길다는 지하 세계인 PATH를 따라 집 근처의 메트로 센터에서 하버 프런트근처의 워터 파크까지 따뜻하게 걸어가서 얼어 붙은 온타리오 호수의 겨울 바람을 잠시 느끼곤 추워서 얼른 돌아와 PATH를 통해서 집으로 오는 걷기 운동을 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좋은 날씨 덕택에 밖으로 걸어서 호숫가에 가기로 했다. 겨울에 맞게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강한 햇빛속을 걷기위해 선글라스를 챙기고 장갑을 끼고 털 부츠도 신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JOHN 스트리트를 따라 남쪽으로 1키로쯤 내려오면 토론토의 관광 명소인 CN TOWER 가 있다. 그 곳을 지나 토론토 철도 박물관이 있는 공원을 지나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온타리오 호수에 이르게 된다.

호수가에는 아직도 얼음에 얼어 붙어 봄을 기다리는 배들이 몇척 여름날 호수의 풍경을 대변하고 있었다.
동쪽을 보니 일부분 얼음이 녹아 햇빛에 반사하는 아릅답고 황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은빛 물결이 바람에 출렁이고 있었다.

자연들의 하모니로 이루어낸 멋진 은빛 물결, 지금 이 순간이 아니면 다시는 보지 못 할 최고의 아름다움, 난 지금 이 순간 그 것과 함께 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내가 지금 이 순간, 여기 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나도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겨울의 끝자락, 봄이 시작하는 호수의 은빛 물결처럼 살고 싶다.


February 08 2022. Donsoo Han, sea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