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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양심의 흔적들

한돈수 2022. 2. 20. 20:04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다.

추운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며 공원의 잔듸에도 눈은 쌓여만 간다. 입추가 지난 몇일후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더니 이틀 계속 영상의 날씨가 지속되었다. 참으로 자연의 힘은 위대하다. 그렇게 겨울내내 덮여있던 눈이 거의 다 녹아 누런 잔듸가 겨우 하늘과 대면하게 되었다.

그런데 왠일인가 깨끗하던 하얀 잔듸위의 눈이 사라지자 군데 군데 개새끼의 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애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함께 산책을 나왔다가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양심을 가리고 한 비도덕적인 행위들의 산물이다.
아무리 춥고 눈 속에 가려 귀찮아도 자기가 그토록 애지 중지하는 놈의 배변인데 책임지고 처리해야지 눈감고 아웅하면 그 뒤의 비난은 누가 받을 것인가.

이렇게 눈이 사라진 후엔 어떻게 이곳을 애견과 함께 산책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그런지 내가 산책을 하는 지금,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겨울에 저지른 비 양심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음을 감지한 때문인가.

아내와 함께 걸으며 이 죄를 똥을 치우지 않은 개 주인에게 아니면 똥을 싼 개에게,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 하고 예기하며 웃었다.

( February 20 2022. Donsoo Han, sea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