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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날

한돈수 2022. 6. 20. 19:03









한국에서 5월에는 축하하는 날도 많다.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 날, 8일 어버이의 날, 15일 스승의 날.

모두 이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하기에 그들의 역할을 좀 더 잘 하라는 의미에서 지정된 날일 것이다. 이중 어버이의 날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어버이의 날이 오면 카네이션 두송이를 마련하여 어머님과 아버님의 가슴에 달아드리는 것이 통례였던 기억이 난다.
나는 이제까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하여야만 가능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머님의 역할이 좀 더 크다고 생각했다.

이날 많이 불려졌던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노래 가사를 보면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아버지의 역할은 거의 보조하는 수준으로 생각되게 한다.

그래서 나는 나름대로 여자가 산고를 격는대신 남자는 군대에 가서 나라를 지킨다는 것으로 사회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오면 남자가 어깨를 으쓱하는 날로 생각했다.

그런데 2002년, 캐나다로 와서 보니 이곳에선 어머니의 날(5월 두번째 일요일)과 아버지의 날(6월 세번째 일요일)이 별도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만큼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처음엔 낯설어 어머니의 날에 한국에서 처럼 어버이의 날로 해서 하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날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그 역할도 그렇게 큰가 하는 의구심에서 였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언제부턴가 아버지의 날에도 함께 모여 식사도 하고 선물도 하게 되었다. 어쩌면 개인주의가 발전한 캐나다에선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를 낳는 것은 엄마의 몫이 지만, 아이를 임신시키고, 기르는 일은 서로가 하지 않으면 안되지 않는가.
어쩌면 한 가정을 이루고, 지탱하기위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역할은 좀 더 클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너무 과소 평가된 아버지의 역할이 캐나다에선 제대로 평가 받는 것은 아닐까.

하여간 이 사회를 좀 더 멋지게 발전시켜 나가려면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을 더 많이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라는 사회의 요구일 것이다.

65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정겨웁고 확립된 아버지로서의 역할에는 부족했지만, 한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으로 키우기 위해, 가장으로서 열의와 정성을 다해 앞만보며 성실히 살아왔다.

성인이 된 아이들이 자기의 가정을 이루고, 자신의 아이들을 키워나가는 것을 보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어느새 손녀, 손주에겐 아이들도 어머니, 아버지인 것이다.  내가 부족했던 부모의 역할을 아이들은 좀 더 충실히 해 나갈 것이다.


June 20 2022. Donsoo Han, sea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