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한다는 것
나무란 무엇인가.
하나의 씨앗이 흙에 떨어져 수분, 온도등의 조건이 맞으면 새싹이 돋아 나고,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그 생명을 유지하다 보면, 점점 자라서 유목이 되고, 시간이 흐르다 보면 나이테를 하나 하나 더해 가면서 멋진 나무가 되어가는 것이다.
멋진 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수분을 얻기위한 넓고 깊게 뻐쳐진 뿌리가 있어야 하고, 이 수분을 필요로 하는 잎까지 운반하는 튼튼한 기둥과 유연한 가지도 있어야 한다. 잎은 햇빛을 받아 영양분을 만들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이 나무라는 종이 없어지지 않도록 번식을 해야 한다.
욕심을 내어 너무 많은 가지와 잎을 갖고 있으면 거센 폭풍이 부는 어느 날, 가지가 부러지기도 하고, 뿌리가 버티지 못해 나무가 통째로 뽑혀지기도 한다.
잘 자란 멋진 나무는 사람들에게 산소도 공급하고, 더운 날 그늘도 제공하며, 산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 주고 받으며 살아야 사랑도 더 많이 받는 나무가 된다.
하지만 영원한 생명이 없듯이 나무도 이런 저런 연유로 그 생명이 다하는 때를 맞이한다.
산 속에서 생명을 다한 나무는 썩어서 흙과 함께 다른 생명의 영양분이 되어주고, 어떤 나무는 땔감이 되어 화력을 주기도 하고, 잘 자란 어떤 나무는 목재가 되어 어느 목공의 손을 거쳐 가구가 되어지기도 한다.
나무가 나무이기위해서 꼭 있어야만 하는 본질은 무엇일까.
과학이 많이 발전하여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무생물이든 생물이든 모두 다 어떤 원소의 화합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나무도 탄소, 산소, 수소등의 원소의 화합물이다. 이 구성 원소는 나무가 죽든, 살아있든 존재하는 것이다.
한 나무를 구성했던 탄소가 불에 타서 어떤 화합물의 탄소가 될 것인가는 모른다. 하지만 우주의 어느 곳엔가는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이치에서 생각해보면 인간을 구성하는 원소들도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 우주에 존재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존재하고, 우리가 죽은 후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의 모습은 사라져도 인간을 구성했던 원소들은 이 우주에 남아 또 다른 화합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원소들의 화합물이다.
무생물로 존재하는 것은 안정적이고 완전하다. 반면에 생물체로 존재하는 것은 불안정적이고 불완전하다. 이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생물체인 인간은 안정적으로 되기위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존재하기위해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각자 나름대로의 멋진 삶이 이루어 진다.
그리고 우리가 살면서 두려워하는 죽음도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사후에도 영원히 이 우주에 존재하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음에 어느 정도 위안이 된다.
사람이 이 세상에 하나의 생명체로 살아가면서 서로를 사랑하면서 즐겁고 평화롭게 살아가야 하는 것은, 인간도 우주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미물임을 생각할 때, 매우 당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인간이 만든 모든 것들은 인간이 모두 다 함께 잘 살고, 인류가 우주에 영원히 존속되도록 하는데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남겨지는 삶의 흔적들은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삶을 함께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머물면서 서서히 희미해져 갈 것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사는 동안, 존재한다는 것은 존재하기위해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의 흔적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든다.
July 26 2022. Donsoo Han, seami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