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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 그리고 마무리 (시)

한돈수 2025. 6. 20. 21:54




삶의 여정, 그리고 마무리

    - June 20 2025. Donsoo Han, Seamind


한 걸음, 한 걸음
수많은 선택의 길 위에서
나는 살아왔다

때론 사랑보다 일이 먼저였고
때론 나조차 뒤로 미룬 채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야 알겠다
진정으로 지켜야 했던 것은
내 곁의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

세월이 흐르고
아버님의 눈에서 글자가 사라지고
손끝에서 익숙한 게임이 떠나갈 때
나는 조용히 배운다

삶은
하나둘씩
놓아주는 연습이라는 것을

건강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건강 없이
무엇도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내가 건강을 잃으면
내 마음도,
내 웃음도
점점 흐려지기에

그래서
오늘 하루 더 걷고
더 웃고
더 사랑하려 한다

아직 내게 남은 것들을
소중히 껴안으며

그리고
그 마지막 날에는
고통 없이,
억지 없이
내 삶을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 또한
하나의 축복이리라

죽음마저도
내 삶처럼
담담하고
따뜻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조용히 말할 수 있으리라

"나는,
잘 살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