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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는 흐르고, 마음은 열리고 (시)
한돈수
2025. 6. 20. 22:10


세대는 흐르고, 마음은 열리고
- June 19 2025. Donsoo Han, Seamind
나는 이민 1세대,
낯선 하늘 아래
내 신념을 움켜쥐고
조심조심,
한 걸음씩 디뎠다.
말은 어색했고
표정은 낯설었고
마음은 단단했다.
지켜야 할 것들만
가슴에 품고
뒤돌아보며,
앞을 걸었다.
그러나
내 아이는 다르게 자랐다.
다른 이름을 부르며,
다른 피부색의 손을 잡고
다른 노래를 따라 부르며,
낯섦 없이
자연처럼 자라났다.
다르다는 건
그들에게 벽이 아니라
길이었고,
다름 속에서
하나가 되는 법을
배워갔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손주세대가 자란다.
질문하는 아이들,
판단 대신 듣는 귀,
고집 대신 열린 눈.
“왜 그렇게 믿어?”
“그건 어디에서 왔어?”
묻고, 기다리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세상은 바뀌고 있다.
고요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세대를 타고
흐름을 타고
이해는 물처럼 스며든다.
다름은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고,
경계도 아니다.
다름은 이야기이고,
다름은 노래이고,
다름은 우리가
함께 나누는 삶이다.
나는 배운다.
지금도 배우고 있다.
닫힌 마음을 열면
그 안에
세상이 들어온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