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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계절 같은 노년의 사랑 (시)
한돈수
2025. 7. 11. 08:57

자연의 계절 같은 노년의 사랑
- July 08 2025. Donsoo Han, Seamind
젊은 날의 사랑은
폭우 같았다
쏟아지고, 마르고, 또 쏟아지던
멈출 줄 몰랐던 계절
하지만 지금의 사랑은
오래 묵힌 찻물 같다
한 모금 머금고 나면
몸 깊숙이 스며드는 온기
당신과의 아침은
햇살보다 먼저 오는 따뜻한 차 한 잔이고
당신과의 저녁은
서로의 무릎에 머물다 잠드는 침묵이다
우리는 이제
뛰지 않는다
소리 지르지 않는다
그저 같이 걷고, 같이 멈추고,
같이 바라본다
벚꽃이 지고 난 뒤에야
진짜 잎이 나는 것을 알게 되었듯
노년의 사랑도 그제야
진짜로 살아 있음을 안다
당신은 나의 그림자
나는 당신의 나무 아래
이제야
바람이 부는 이유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