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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누구의 얼굴인가 (시)
한돈수
2025. 7. 12. 11:23

정의는 누구의 얼굴인가
- August 2023. Donsoo Han, Seamind
정의는
저울을 든 여신이라 배웠지만
눈 가린 얼굴은
누구의 진실을 못 본 것일까.
법이라 불린 칼은
언제는 죄인을 베고
언제는 억울한 이를 찔렀다.
정의는
그날의 권력과 입맞춘 채
그 이름을 바꾸어 불렸다.
어제의 정의가
오늘의 부끄러움이 되고
오늘의 외침이
내일의 교과서가 될 때,
우리는 겨우 묻는다.
정의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누가 정한 법이며,
누구는 왜 제외되었는가.
정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엎드려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작은 목소리일지 모른다.
그래서 정의는
끝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쓰이고 있는
불완전한 시(詩).
우리는
그 시에 한 줄 덧붙이는
몫을 가진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