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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공원 정자에 올라
한돈수
2021. 11. 21. 09:56
늦 가을의 정취가 흠뻑 풍기는 늦 가을의 날씨다.
많은 사람들이 만석공원의 저수지 둘레길을 걷고, 달리고 있다. 오늘을 건강하게, 그리고 내일 이라는 미래도 건강하게 살려는 발버둥이다.
정자위에서 보는 멋진 풍경은 그들에게는 전혀 관심 밖의 것이다. 오로지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앞으로 그냥 앞만 보고 걷는다.
지나간 봄날에 그만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 헤어나지 못했던, 벗꽃 나무는 이제는 주황색 낙옆이되어 나무 가지에 매달려 팔락이고 있다. 반 이상은 지난번의 비 바람에 떨어지고 아직도 반은 운좋게 남아있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바람도 거의 없어 살랑일 정도의 움직임밖에 없어 아직도 나무 가지에 달려있다.
떨어지는 순간 바닦에 뒹구는 낚엽이 되어 땅구석 어디엔가 쳐박혀 썩어 가든가, 청소부의 도움으로 자루에 담겨 어느곳에 실려가 태워지던가, 하여간 자연으로 돌아가고야 만다.
시간은 흐르고, 남은 낙엽이 다 떨어지고 나면, 계절은 바뀌어 새싹이 나고, 꽃 몽우리가 활짝피고, 싱그런 나무잎이 한 여름을 견디고 나면 다시 새로운 낙옆이 생겨날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낙엽은 떨어지고 만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비가 오면 오는대로 즐겁게 나무가지와 함께 아름답게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낙엽이 폭풍 한설에 춥고 삭막하게 나무 가지에 버티고 있다가 떨어지고 마는 것 보다는 한층 멋지지 않은가.
이제 내 나이 예순하고도 중반이다.
나무에 비유하면 아름다운 단풍의 시기가 아닌가.
누군가가 보고파하면 생겨진 대로 보여주고 그냥 그대로 살다가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돌아가면 될 나이 아닌가.
공원의 둘레길를 걸어도 호수와 하늘을 마음껏 즐기며 천천히 거니는 인생이어야 하지 않겠나.
석양에 비춰지는 공원은 더 따스하고 아름답다.
November 20 2021 16:11
Donsoo Han, sea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