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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새벽, U 콘도에서 (시)

한돈수 2025. 8. 14. 01:28


마지막 새벽, U 콘도에서

     - July 26 2021. Donsoo Han,  Seamind


새벽 네 시 반,
어제 저녁 짐을 싸던 손길의 여운이
아직 방 안에 남아 있다.
열 시 무렵 일찍 잠든 탓일까,
혹은 떠날 날의 설렘이
나를 서둘러 깨웠을까.

더운 여름밤,
창을 활짝 열고 잔 덕에
바람이 이마를 스치고
눈을 뜨자,
멀리서 CN 타워가
묵묵히 그 자리에서 나를 바라본다.
마치 “잘 가라, 그리고 잊지 말라”
속삭이는 듯.

거실로 나와 물 한 잔을 마신다.
잔 속의 물빛마저
토론토의 밤과 섞여 반짝인다.
창밖의 도시 불빛은
다섯 해 반의 시간을 압축한 듯
선명하고 화려하다.

2016년 초, 처음 이곳에 왔다.
토론토에서 네 번째 보금자리,
빅토리아 칼리지 옆,
퀸스 파크를 정원처럼 품고
사계절의 변화를 바라보며 살았다.
여유와 풍요 속에서
하루하루를 맛보듯 음미했다.

이제 동쪽 하늘이 밝아오고,
푸른빛이 서서히 번진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잠자리도 끝이 났다.
오늘 이삿짐이 문을 나서면,
새로운 창, 새로운 거리,
그리고 새로운 잠자리가
나를 맞이할 것이다.

아쉬움은 조용히 접어 가슴 속에 두고,
이곳에서의 모든 순간을
따뜻한 기억으로 묶어둔다.
훗날 나의 발자취를 더듬을 때,
이 새벽의 공기와 빛을 떠올리며
나는 분명,
조용히 웃고 있을 것이다.

— 2021년 7월 26일, U 콘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