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의 만남
- August 18 2025. Donsoo Han, Seamind
세월의 강은
어느새 머리칼을 희게 물들이고
주름을 삶의 지도처럼 남겼지만,
그 속에는 아직
첫사랑의 떨림이 고이 숨어 있다.
젊은 날엔
편지 한 장에 마음을 담고
밤하늘 별빛 아래
이름 석 자만 불러도
세상이 환히 열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빈 의자에 바람만 머무는 저녁,
한 잔의 따뜻한 차처럼
누군가의 온기를
다시 그리워한다.
젊은 날의 사랑이
내일을 약속하는 불꽃이었다면,
노년의 만남은
오늘을 지켜주는 등불이다.
불꽃처럼 타오르지는 않아도
작은 빛으로 곁을 비추며
고요한 길을 함께 걸어간다.
늦은 계절에 피어나는 국화처럼
노년의 사랑은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하고 오래 남아
삶의 향기를 더 깊게 한다.
이제 우리는
허세나 두려움 없이,
그저 있는 모습 그대로
마주 앉아 미소를 나눈다.
그 웃음 속에
지난 세월의 눈물이 녹아 있고,
앞으로의 나날이
잔잔히 흘러간다.
노년의 만남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계절에 찾아온
따뜻한 봄 한 줄기,
가장 늦게 찾아왔으나
가장 깊이 스며드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