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차와 사람의 수명 (시)

한돈수 2025. 8. 30. 00:35


차와 사람의 수명

     -  January 11 2022. Donsoo Han,  Seamind


세월은 자동차에도 스민다.
2000년에 겨우 여덟 해 남짓이던 수명이
이제는 열다섯 해를 넘어섰다.
인간의 삶 또한 그러하다.
짧던 날들이 이어지고 이어져
오늘은 그 두 배의 시간을 살아간다.

나는 오래 함께 달려온 차를 떠나보내려 했다.
수없이 길을 함께 했고,
많은 추억을 담아왔건만
그 값은 고작 오백 달러.
정성껏 보살피며 믿음을 쌓아온 세월도
숫자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내겐 여전히 든든한 동행이었으나
아이들의 눈에는 불안한 그림자였다.
언제, 어디서 멈출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 시선이 문득 나의 삶을 비춘다.

언젠가 내 나이도
평균의 시간을 넘어설 때
사람들은 나를 오래된 차처럼 바라보지 않을까.
그 생각이 서글프지만,
나는 알았다.

끝나는 날까지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고요히 사색하고,
주변을 힘들게 하지 않으면서,
맑고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모든 것은 수명을 지닌다.
그러나 그 수명을 어떻게 채워가는지는
내가 걸어가는 길 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