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문명의 시차 (시)

한돈수 2025. 11. 5. 05:25


문명의 시차

   - November 02 2025. Donsoo Han, Seamind


지구는 여전히 같은 속도로 돌고
태양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떠오른다.

하지만 비행기는
밤을 두 번 지나고 낮을 건너뛴다.
몸은 어제에 남아 있고
마음은 이미 내일의 창가에 앉아 있다.

토론토의 달빛을 뒤로하고
서울의 햇살에 눈을 뜰 때면
낯선 피로 속에서도
익숙한 냄새, 따뜻한 말 한마디가
시간을 덮어준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은 늘 어렵다.
하루의 길이를 되돌리려는 일,
잃어버린 밤을 다시 꿰매는 일.
창밖의 별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기까지
며칠의 꿈을 흘려보낸다.

문명의 시계는 너무 빨라
몸은 따라가지 못하고,
그 틈에서 우리는
조용히 인간임을 느낀다.

그래도 또 떠나리라,
그리움이 시간을 건너
사랑이 새벽을 밝혀주듯,
어딘가의 아침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