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 윷놀이
- January 02 2026. Donsoo Han, Seamind
한국에서
양력의 새해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시작된다
아침밥을 먹고
달력에서
지난해의 마지막 장을 뜯어낼 때
종이 한장이 떨어지며
새해가 열린다
접는 종이 위에
문득 떠오른 윷놀이
연필로 말판을 그리고
서랍 속에 있는
오래된 윷을 꺼낸다
점심을 함께 먹고
아버님의 오후 쉼을 위해
우리는 카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도 잠시 쉬어 간다
저녁은 떡만둣국
해가 기울고
아버지께서 먼저 말씀하신다
“윷놀이 할까”
아버지와 동생 한 팀
우리 부부 한 팀
나지 못한 말 하나에
천 원씩 얹으며
웃음에 값을 메긴다
던지실 때마다
모와 윷이 나오고
우리 말이 잡힐 때마다
아버지의 웃음은
아이처럼 커졌고
몸짓까지 따라 웃었다
그 웃음을 보는 우리도
자꾸만 따라 웃는다
이기는 기쁨을
아직 온전히 즐기실 수 있다는 것
그 모습을
우리가 함께 보고 웃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새해의 복이었다
여덟 판의 승부 끝에
우리 부부가 낸 웃음 값
만 이천 원
그날 얻은 기쁨에 비하면
참으로 가벼운 액수였다
이기고 지는 사이에서
아버지는 여전히 중심에 계시고
우리는 그 둘레에서
함께 웃는 말이 된다
이렇게 시작된
2026년의 첫날처럼
아버지의 날들에도
웃음이 오래 머물고
우리의 시간도
그 곁에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