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미 선산에서의 만남
- January 13 2026. Donsoo Han, Seamind
아내의 친구가 불러
구미 선산으로 갔다
다섯 채의 별장처럼 흩어져
사람의 숨결이 머무는 마을
Healliance 빌리지에서
처음 만난 그는
자기 몸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피부가 굳고
숨이 짧아지고
이유조차 분명하지 않은 병이라고
고통은 설명할 수 없다고
그저 자기 안에서만 견디는 것이라 했다
살은 빠졌고
폐는 상했고
몇 걸음에도 숨이 찼지만
그의 말은 느리지 않았고
눈빛은 아직 오늘을 보고 있었다
이제는
왜가 아니라
지금에 머문다고 했다
존재하고 있음 자체에
감사하며 산다고 했다
곁에 있는 아내는
아픔을 앞세우지 않았다
우리를 초대했고
불편함 없이 밥을 차렸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바닷가를 걷고
밤에는 화투를 쳤다
그 시간엔
환자도
돌보는 사람도
없었다
그냥 친구들만 있었다
나는 이제
철학책과 연속극 사이에서
조용한 하루를 택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일을 보고
자산의 흐름을 읽고
자기 속도로
삶을 경영하고 있었다
사람마다
우선순위는 다르고
견딜 수 있는 무게도 다르다
노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더 많이가 아니라
더 무리하지 않는 것임을
나는 그곳에서 배웠다
우리는
어떻게 태어났고
왜 살며
어떻게 사라지는 존재인지
그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남은 삶을
조심스럽고도
존엄하게 만드는 일임을
선산에서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