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견함, 그 시절의 나에게
- March 18 2026. Donsoo Han, Seamind
회사에 입사한 지 일 년,
나는 다시 학교로 향했다
이제 막 일을 배우기 시작한 손으로
또 다른 배움을 붙잡았다
낮에는 회사의 사람이었고
밤에는 학생이었다
하루는 늘 모자랐고
시간은 늘 나를 재촉했다
그 와중에
한 사람의 남편이 되었고
삶은 더 이상 나 혼자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곧
딸이 태어나고
이어 아들이 태어났다
기쁨은 깊어졌지만
책임은 더 깊어졌다
나는 여전히
회사로, 학교로, 집으로
쉼 없이 오갔고
그러다
연수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세 달을 보냈다
그 시간만큼
한 학기를 내려놓아야 했지만
그것은 멈춤이 아니라
다시 이어가기 위한 숨이었다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무언가를 이루기보다
그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살고 있었다
버티고,
또 버티고,
그렇게 하루를 넘기며
시간 위를 걸어갔다
그 끝에서
나는 결국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로
졸업이라는 문을 통과했다
손에 쥔 것은
석사학위였지만
내 안에 남은 것은
끝까지 견뎌낸 시간이었다
지금의 나는 안다
그 시절의 나는
대단해 보이기 위해 산 것이 아니라
그저 선택한 삶을 놓지 않으려 했을 뿐이라는 것을
그래서 더 깊이
그래서 더 조용히
이 말을 건넨다
잘 버텼다
정말, 대견하다
오늘 아침 잠에서 깨어
문득 이 대견함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