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무름으로서의 신앙
- April 18 2026. Donsoo Han, Seamind
소유의 신앙은
이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도시의 틀 속에서
조용히 완성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생각하는 수고를 내려놓고
확신을 빌려 살아간다
큰 이름 아래 모여
불안을 잠시 잊는 대신
스스로 묻는 일을 멈춘다
그 신앙은 때로 우상이 되어
인간이 만든 사물을 신의 얼굴로 바꾸고
자기 안의 힘을 그 앞에 놓아둔다
자비로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름을 빌려
차가운 행위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신앙은
묻지 않는 사람들의 목발이 되고
확신을 원하는 마음의 쉼터가 된다
그러나 존재의 신앙은
무언가를 “가졌다”는 말이 아니라
그 안에 “머문다”는 말에 가깝다
확신이 멈춘 자리에서
비로소 사람은
자신의 발로 서기 시작한다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모르면서도 떠나지 않기 때문에
그 머무름 속에서
신앙은 더 이상 붙잡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살아지는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