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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의 약속 — 나이아가라에서 (시)

한돈수 2026. 5. 6. 23:48


흐름의 약속 — 나이아가라에서

  April 24 2026. Donsoo Han, Seamind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에도
가끔은 끝을 이야기한다

한 달에 한 번,
맥주잔을 사이에 두고
낯선 땅의 외로움을
조금씩 나누듯이

그날은
조금 더 멀리 갔다
Niagara Falls로 흐르는
강의 시작 쪽으로

버드나무가 서 있는 자리,
물은 말없이 흐르고
우리는 언젠가의 우리를
조심스레 그 위에 얹어 보았다

재가 되어
가볍게 풀려
강물에 스며들면

폭포의 굉음과 무지개를 뒤로하고
호수로 가고
강을 지나
마침내 바다에 닿아

이름도 없이
경계도 없이
흘러갈 수 있겠지

누군가는
폭포 앞에 서서
누군가는 바닷가에 앉아
문득 우리를 떠올릴 것이고

우리는
그 기억 속에서
잠시 물결이 되어
다시 만날 것이다

돌아오는 길,
검게 부서지던 물과
비처럼 흩어지던 순간 속에서

나는 알았다

이미 우리는
흐르고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

조용히
놓아 본다

나를

흐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