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이 아닌 존재
- April 2024. Donsoo Han, Seamind
심호흡을 하라,
그리고 긴장을 풀어라.
고요한 어둠 속에서
너는 단 하나의 티끌.
시간은 광속처럼 스쳐간다—
응애, 태어난다.
벗나무 씨처럼
어머니의 어둠을 뚫고 나온 너.
쩝쩝거리며
수천 끼의 음식을 삼킨다.
엄청난 량의
식물과 동물은
너의 뱃속을 지나
똥으로 사라진다.
그러다
억— 하고 죽는다.
이 모든 여정이
단지 소멸이라면,
삶은 얼마나 허무한가.
그러나 너는,
그 허무를 거절한다.
행동하라,
하찮은 일이라도
너의 손으로 세계를 건드려라.
작은 임무,
작은 불씨,
너는 의미 없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우주의 거대한 숨결 속에서
너는 우연이 아니다.
너의 존재는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는
작은 별빛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