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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묘지의 비석 앞에서 (시)

공원 묘지의 비석 앞에서 - May 09 2023. Donsoo Han, Seamind 손녀 로아를 데리러 간 아침,영과 에글링턴 거리에서아이를 태우고 돌아오는 길,막히는 도로를 벗어나나는 마운트 프레젠트 묘지에 들렀다. 고요히 서 있는 비석들,먼저 저 세상으로 간 이들의이름과 숫자가 새겨져 있다.그 이름들 위로시간은 말없이 흐르고,나는 그 흐름의 한가운데 잠시 멈춘다. 시간은 멈추지 않지만우리는 그 일부만을 쓰고조용히 사라진다.모든 생명이 그렇듯이.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까.정확히 모르기에나는 이렇게 무심히,그리고 평온히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대략 안다.인생이라는 길의 길이를.지금 내 앞의 비석엔Sept. 30, 1892 ~ July 03, 1976 그리고 나,Ju..

카테고리 없음 2025.07.06

슬픔을 삼키고, 삶은 계속된다 (시)

슬픔을 삼키고, 삶은 계속된다 - January 2023. Donsoo Han, Seamind 새벽 다섯 시,잠결에 떠오른몇일전에 본 다큐멘터리아프리카 사막의 기억. 긴 가뭄을 견디려먼 길을 걷는 코끼리 무리.그 중 어린 코끼리 하나,다친 다리로 버티다끝내 쓰러진다. 무리는 멈춰 선다.기다린다.다시 일어나길 바라며시간을 건넨다. 그러나 죽음은조용히 다가와자칼과 독수리를 부른다.생명을 분해하듯살을 물어가는 부리와 이빨. 큰 수컷 코끼리는한참을 바라보다,아무 말 없이등을 돌린다.슬픔을 삼키고,길을 다시 걷는다. 어미 코끼리는울음을 삼키지 못한 채먹던 자들을 흩어 놓고,다시 무리로 돌아가남은 삶을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자칼 수컷은사냥한 고기를 토해새끼의 입에 넣는다.그 짧은 시간이그들에겐쉼이고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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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고요 속을 바라보는 나 (시)

새벽 고요 속을 바라보는 나 — March 27 2024. Donsoo Han, Seamind 새벽 다섯 시,곤한 잠을 털고조용히 일어난다. 세수로 얼굴을 적시고추리닝, 가디건을 걸친다.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덴의 책상 앞에 앉는다. 한 모금 넘기며창밖을 본다. 토론토의 빌딩숲,보름달처럼 환하다.BMO, TD, National Bank,Sheraton Hotel의 불빛들.아직도 자라는 60층 건물 꼭대기엔하나의 별처럼 불이 켜져 있다. THOMSON REUTERS—새로 달린 이름의 빛은눈이 시리도록 또렷하다. 거리는 고요하다.차 몇 대,사람 몇이서둘러 하루를 연다. 문득 떠오른다.은퇴 전,새벽 네 시에 일어나다섯 시에 일을 시작하던 나.칠 시 잠깐 쉬며 본 거리,아침을 여는 사람들.아홉 시 반이면하루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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