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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살아낸다 (시)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살아낸다 - July 01 2025. Donsoo Han, Seamind 시간은인간이 만들어 낸길이의 이름이었다. 해가 뜨고 지는 리듬에숫자를 붙이고이름을 정하고흘러가는 삶에 경계선을 그었다. 그러나 하루살이는그 경계를 모르고 산다.한 줌의 햇살 속에서날갯짓 한 번으로온 생을 불태우듯 살아간다.시간이란그에게 단지바람결의 무게일 뿐. 바다 밑 조개는말없이 수백 번의 겨울을 지난다.껍질 속에 새겨진 고요한 나이테,그건 기억도, 회한도 아닌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긴 흔적일 뿐이다. 그리고 인간.말하고, 계획하고,시간을 재며 살지만결국 우리도배고프면 먹고,외로우면 그리워하며하루를 살아낸다. 죽음을 미뤄둔 채해야 할 일들에 바쁘게 쫓기다가어느 날 문득잊고 있던 노을을 바라보며 멈춰선다..

카테고리 없음 2025.07.03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시)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 June 2024. Donsoo Han, Seamind 가장 먼저 눈을 뜬 곳은엄마의 품,아버지의 손,익숙한 숨결의 작은 울타리였다. 사랑은 거기서 시작되었고세상을 보는 눈도 거기서 열렸다. 그러나 가족은빛이면서 그림자다.손을 잡는 따스함이면서다른 손을 밀어내는 이유가 된다. 법보다 먼저이고국가보다 강하며정의보다 가까운 그 이름은때로는 벽이 되고때로는 다리가 된다. 가족을 위한다는 이유로공정이 가려지고진실이 유예된다.그러나 가족을 사랑한 기억 없이는우린 공동체를 사랑할 줄도 모른다. 개미는 가족을 모른다.그래서 더 큰 것을 향해 움직인다.우리는 가족을 안다.그래서 더 작게 움켜쥔다. 이 모순 속에서우리는 묻는다.사랑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책임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오늘도..

카테고리 없음 2025.07.03

두려움이 없는 세상 (시)

두려움이 없는 세상 - May 2024. Donsoo Han, Seamind 개미는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그에겐죽음이란 말이 없기 때문이다 집단은 하나의 몸그 속의 개미는피부 아래 흐르는 세포처럼자기를 모른 채 움직인다 그래서물러섬도, 망설임도 없다길 위의 그림자도,파도 같은 침묵도 두렵지 않다 만약 인간도두려움 없이 산다면절벽 앞에서 춤을 추고폭풍 속으로 노래하며 걸어가리라 그러나 인간은자기를 안다죽음도 안다자기라는 울타리 너머를상상할 줄 안다 그래서한 발 물러서며때로는 떨고, 때로는 운다그러면서 사랑하고,창조하고, 용서하고, 기억한다 두려움은짐이 아니라깊이를 만드는 그림자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게우리를 붙잡아 주는 이성의 뿌리다

카테고리 없음 2025.07.03

분열의 계절에 부치는 시 (시)

분열의 계절에 부치는 시 - December 2024. Donsoo Han, Seamind 조선의 그림자 길게 드리운 채작은 이 땅은 또다시 갈라진다목소리는 커졌으나서로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세상은 이미 멀리 달려가는데우리는 되돌아보며과거의 진흙탕 속에서또 발을 빼지 못한다 잿더미 위에서 피어난 기적,숨 가쁘게 올라온 그 시간 위에어리석은 자들은지혜보다 분노를 먼저 꺼내 든다 너무 바쁘다너무 시끄럽다너무 쉽게 말하고너무 쉽게 믿는다 누구를 향한 외침인지도 모른 채사람들은 방향 없이 몰려가고언론은 눈을 가리고사실은 조각조각 흩어진다 좌와 우로 나뉜 마음들그 틈 사이로 진실은 스며들지 못하고과거의 상처는말없이 다시 벌어진다 작은 나라는깊은 생각이 필요하다느리게 가더라도함께 걷는 길이어야 한다 자신이 옳..

카테고리 없음 202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