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살아낸다
- July 01 2025. Donsoo Han, Seamind
시간은
인간이 만들어 낸
길이의 이름이었다.
해가 뜨고 지는 리듬에
숫자를 붙이고
이름을 정하고
흘러가는 삶에 경계선을 그었다.
그러나 하루살이는
그 경계를 모르고 산다.
한 줌의 햇살 속에서
날갯짓 한 번으로
온 생을 불태우듯 살아간다.
시간이란
그에게 단지
바람결의 무게일 뿐.
바다 밑 조개는
말없이 수백 번의 겨울을 지난다.
껍질 속에 새겨진 고요한 나이테,
그건 기억도, 회한도 아닌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긴 흔적일 뿐이다.
그리고 인간.
말하고, 계획하고,
시간을 재며 살지만
결국 우리도
배고프면 먹고,
외로우면 그리워하며
하루를 살아낸다.
죽음을 미뤄둔 채
해야 할 일들에 바쁘게 쫓기다가
어느 날 문득
잊고 있던 노을을 바라보며 멈춰선다.
그리고 그때서야 안다.
우리는
시간을 산 것이 아니라
살아냈다는 것을.
계산도, 정답도 없는 삶,
그저 숨 쉬고
사랑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