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 6

갈매기의 하늘 위 유영 (시)

갈매기의 하늘 위 유영 - July 20 2025. Donsoo Han, Seamind 호수 저편토론토 아일랜드 위로뭉개구름이 천천히 밀려온다누군가의 생각처럼,조용히 스며드는 마음처럼 그 아래갈매기들이 하늘을 유영한다날갯짓은 멈춘 채바람에 몸을 맡기고하늘을 헤엄치듯 떠돈다 그들은 왜그렇게 빙빙 돌며 맴도는 걸까잊힌 이름일까지나간 여름의 향기일까 그러나 지금 이 순간모든 것이 완전하다구름도, 섬도, 호수도그리고 저 하늘 위의 유영도 나는 그 아래에서가만히 바라본다머물 수 없는 것들이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오늘, 이 하늘 아래에서

카테고리 없음 2025.07.22

문희의 서른아홉, 그 사랑의 시간에 (시)

문희의 서른아홉, 그 사랑의 시간에 - July 21 2025. Donsoo Han, Seamind 토론토의 고등학교 교실,그곳에서 맺어진 인연이멀리 시카고와 캐나다 런던으로 뻗어나가다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지. 2017년, 너와 상빈은그 오랜 우정 위에 삶을 얹었고,작고 단단한 가정을 시작했지. 서울과 토론토,멀리 떨어진 도시들에서각자의 꿈을 품고성실히 견뎌낸 시간들이결국은 하나의 길이 되어지금 이 자리에 닿았구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회사의 일원으로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채워가는 너.그 모습에선 사랑의 땀과 숨결이 느껴지고,그 헌신 위에 아이들의 웃음이 피어난다. 유비와 로아,너의 품에서 자라난 생명들이2021년과 2023년짧고 깊은 여름처럼우리의 품에도 잠시 머물렀지.그 시간 덕분일까..

카테고리 없음 2025.07.22

도구는 의식을 닮는다 (시)

도구는 의식을 닮는다 - July 20 2025. Donsoo Han, Seamind 인간의 생각은손에 쥔 도구를 따라 흐른다젓가락 하나, 숟가락 하나입에 닿기 전부터우리는 조심스러워진다 나이프는 자른다경계를 만든다포크는 찌른다사물의 중심을 꿰뚫는다서양의 식탁은해체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젓가락은 집는다부드럽게, 흘러내리지 않게숟가락은 뜬다국물의 온기를 흘리지 않으며동양의 식사는조화로 시작되고 나눔으로 마무리된다 물질은 의식을 빚는다의식은 다시 행위를 낳는다우리는 우리가 쓰는 것을 닮아간다숟가락처럼 둥글게, 젓가락처럼 나란히 도구는 말이 없다그러나말보다 먼저 삶의 태도를 가르친다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카테고리 없음 2025.07.22

생각의 외줄 위에서 (시)

생각의 외줄 위에서 - July 20 2025. Donsoo Han, Seamind 멍하니창밖을 바라볼 때면생각은 조용히 날아오른다 형태도 없고이유도 없으며어디서 왔는지도 모른 채머리 위를 빙빙 돌다문득 손에 잡힌다 천재는그 날아다니는 생각 하나를살며시 붙잡아다시 처음으로되돌아올 줄 아는 사람낯선 세계를익숙한 말로 엮을 줄 아는 사람 또라이는그저 하늘만 바라보다생각 속에 길을 잃은 자 창의란비약하는 상상과되돌아오는 이성 사이종이 한 장 두께의외줄을 걷는 일 오늘도 나는그 외줄 위에서눈을 감고조용히,멍하니생각을 띄운다

카테고리 없음 2025.07.22

시간의 흐름, 그 속도 (시)

시간의 흐름, 그 속도 - July 20 2025. Donsoo Han, Seamind 젊은 날의 하루는두 팔로 감아도 모자란 길이였고나이 들어선손바닥을 펼치면어느새 저물어버린다 시간은언제나 같은 속도로 흐르지만그 흐름을 느끼는 마음은나이와 함께 달라진다 처음 만나는 세상은모든 것이 새롭고 커서순간마다 발을 멈추고눈을 크게 뜨게 하지만 익숙한 풍경 속을 걷다 보면놀라움은 줄고감탄은 줄고기억에 남는 장면도 줄어든다 그리하여 하루는짧게 느껴지고한 달은숨 한 번 고르는 사이지나가버린다 시간이 빠른 것이 아니라우리가 덜 머물고,덜 바라보고,덜 느끼기 때문 그래서 오늘나는 느림을 연습한다 작은 꽃잎에구름의 그림자에마주 앉은 사람의 웃음에잠시 머무는 연습을 그렇게시간은 다시 천천히내 삶을 흐르기 시작한다

카테고리 없음 2025.07.22

시간의 결을 따라 (시)

시간의 결을 따라 - July 20 2025. Donsoo Han, Seamind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그리 많지 않다하루는 스쳐가고한 해는 뒤돌아설 때쯤이면이미 절반이 지나 있다 젊을 때는 시간이끝도 없이 펼쳐지는 들판 같아걷고, 멈추고,돌아가도 될 줄 알았다하지만 어느 날,해가 기운 창밖을 보며처음으로 문득 알게 된다이 들판에도저편 끝이 있다는 것을 누군가는 그 시간을모래알처럼 흘려보내고누군가는 빗방울처럼조심스레 모아 꽃을 키운다 누군가는달력의 칸을 계획표로 채우고또 다른 누군가는아무 계획도 없이바람 부는 대로 하루를 맞이한다 그러나 묻고 싶다어떤 시간이 더 아름다웠는지무엇이 더 옳았는지는시간이 아니라그 시간을 살아낸우리 마음이 기억하고 있다 사랑을 담았던 하루는지금도 온기가 남아 있고후회로 ..

카테고리 없음 202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