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11

존재의 규정, 나는 누구인가 (시)

존재의 규정, 나는 누구인가 - January 2024. Donsoo Han, Seamind 나는 누구인가이름 석 자로 불릴 때, 그게 나일까나이의 숫자 속에 쌓인 시간들이내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 지문 하나, 눈동자의 색,머리카락에 감춰진 DNA의 나선들그 속에 내가 고요히 누워 있을까아니면 그저우주 먼지의 패턴에 불과한 것일까 바닷가에 앉아 조약돌을 하나 집는다손에 쥐인 돌멩이 하나파도에 닳고 햇살에 말라형태를 잃고 또 다른 형태가 된 그것에게너는 누구냐 물으면그저 조용히, 따뜻하게 묵묵하다 나는 그 조약돌과 무엇이 다를까물과 탄소, 칼슘과 질소별에서 온 원소의 조합죽어 다시 자연으로 흩어질 존재 그렇다면 나는,정말 존재하는가아니면 잠시 모인 입자들의 기억인가 하지만 나는 안다이 순간, 내가 ..

카테고리 없음 2025.06.22

작은 지구 위의 생명, 그리고 나 (시)

작은 지구 위의 생명, 그리고 나 - January 2024. Donsoo Han, Seamind 광막한 우주의 먼지 한 알,작은 별 지구 위에수없는 생명들이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아간다. 한 자리에 뿌리내린 나무는하늘을 올려다보며침묵으로 세월을 듣고,바람과 별빛의 속삭임을 안다. 작은 몸의 개미는흙의 냄새를 따라그보다 거대한 세상을 탐험한다.하루의 거리 속에 온 우주가 담긴다. 나무가 아는 세계와개미가 아는 세계,그 틈 어딘가에서나는 나만의 세상을 바라본다. 내 눈에 비친 세상은사유의 시간과 기억의 파편들,생과 죽음 사이를 잇는짧고 긴 침묵의 여정. 모든 생명은자기 몫의 숨을 다하고마지막 숨결로 삶을 닫는다. 그러나 그 끝엔 언제나무언가를 남기려는 본능이 있다—종의 존속,지속을 위한 필사적인..

카테고리 없음 2025.06.22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길 (시)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는 길 -June 18 2025. Donsoo Han, Seamind 모든 생명은햇살 한 줌에 눈을 뜨고바람의 속삭임에 몸을 맡긴다.비가 내려오면 고요히 젖으며흙냄새 속에 조용히 숨을 고른다. 나무는 말없이 그늘을 내어주고새들은 햇살처럼 노래를 흩뿌린다.강물은 유장하게 마음을 적시고산은 품 넓은 어머니처럼계절을 품에 안는다. 그 속에서가장 많은 것을 누리면서도고마움을 잊은 존재—자연을 다스리려다자신의 자리조차 잃어버린 생명,그것은 인간뿐이리라. 우리는 종종 잊는다.숨 쉬는 공기, 흐르는 물,발 아래 이 대지마저자연이 조용히 건넨 선물이라는 것을. 하지만 언젠가우리도 조용히 눈을 감고흙으로, 바람으로, 별빛으로 스며들어다시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가리라. 그 먼 길을 기억한다면지금..

카테고리 없음 2025.06.19

죽음에 대하여 (시)

죽음에 대하여 - June 17 2025. Donsoo Han, Seamind 죽음에는 종류가 있다 나의 죽음 — 고요히 닫히는 마지막 문너의 죽음 — 가슴 깊은 곳에 남는 떨림그들의 죽음 — 신문 한 귀퉁이 잊혀진 이름우리의 죽음 — 함께 지은 시간의 집이 무너지는 소리 죽음은 단지 끝이 아니다삶이 남긴 자취, 그 무게를 되묻는 시작이다 동물의 죽음은대개 희생이라 불린다입을 닫은 채, 소리 없이우리의 필요 아래 쓰러진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자신의 수명대로 조용히 살아내고아무도 모르게숲속 어딘가, 그림자진 구석에몸을 눕히고,세상과 작별한다 울지 않고, 외치지 않고자기 생의 끝을홀로 받아들이는 그 고요함그것은 우리 인간이 배워야 할가장 깊은 존엄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죽음도그렇기에 희생이기를탐욕의 ..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나이아가라, 우리를 닮은 물결 (시)

나이아가라, 우리를 닮은 물길 - Donsoo Han, Seamind 2025년 5월 31일,흐린 하늘 아래검푸른 나이아가라강은묵묵히 흐르고 있었다.초록빛으로 떨어지며폭포를 지나온타리오 호수로,그리고 언젠가는 대서양으로. “우리, 나중에 이곳에 뿌려지면 어때?”아내의 한마디에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언제나 우리가 앉던커피향 가득한 그 벤치,그곳에서 시작된 여정이면 좋겠다고,조용히 생각했다. 물이 흐르듯,우리도 그렇게서로 다른 방향에서 와한 줄기 강물이 되어오랜 세월을 흘러왔다. 나는 ISTJ,그녀는 INFP.단 하나의 I(내향)만 같고나머지는 모두 달랐다.어쩌면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그럼에도 함께 걷고 웃고아이들을 품으며 살아왔다. 다름은 틈이 아니라,채움이었다.배려로 메우고,이해로 ..

카테고리 없음 2025.06.18

숫자는 언어였다 - 디지털 시대 (시)

숫자는 언어였다 – 디지털 시대 - June 16 2025. Donsoo Han, Seamind 동양은 숫자를자연처럼 생각했어. 셋은 하늘, 땅, 사람다섯은 중심여덟은 부자 되라는 기원 숫자는 계절처럼 돌고달처럼 흘렀지.운명이 숫자에 머물기도 했어. 서양은 숫자를세상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봤어. 0에서 시작된 혁명3은 신의 조화7은 시간의 주기10은 완전함 그들은 숫자로우주를 설계하고자연을 해석했어. 한쪽은 느낌으로한쪽은 논리로세상을 읽었지만 결국둘 다 숫자 속에서진실을 찾고 있었지. 그리고 지금,세상은 0과 1,단 두 개의 숫자로 움직이고 있어. 컴퓨터, 인터넷, 인공지능—모든 것이 2진법 위에 서 있고 이젠동양도, 서양도숫자 안에서 하나가 됐어. 우리는1000(천)과 10000(만) 사이,그..

카테고리 없음 2025.06.16

인생길 (시)

생명이 태어난다는 건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길가의 들꽃 하나,하늘을 나는 작은 새,강아지 한 마리,그리고 아기 한 명. 그 생명 하나가 태어나기까지,우연처럼 보이지만피할 수 없는 필연,가느다란 인연들이 얽혀 있다. 로또보다 어려운 그 행운 속에세상에 나왔건만,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다른 존재의 손길 없이생명을 유지할 수조차 없다. 그 손길,바로 부성과 모성의 깊은 품.왜 그런 사랑이 생겨났는지,우린 알 수 없지만그건 분명, 생명 유지를 위한신비한 설계다. 자라나며,우린 관계를 배운다.함께 놀고,배우고,도우며 살아간다. 인생이란 결국,의식주를 해결하며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 아주 먼 옛날엔그 일이 단순했다.자연에서 따오고,잡아먹고,엉성한 움막 속 함께 자며추우면 더 걸치고더우면 덜 입고. 그..

카테고리 없음 2025.06.06

존재와 비존재 (시)

존재와 비존재 - 비 내리는 만석공원에서 October 14, 2023 나는산소와 탄소, 수소와 질소,조금의 칼슘과 인으로 이루어진유한한 몸 하나를 빌려세상에 잠시 다녀왔다. 몸의 78퍼센트는 물,그 물은 결국 다시하늘로, 강으로, 바다로 돌아갈 것이니나는 비가 되어 내릴 수도,호수 속 작은 물결이 될 수도 있겠지. 화장의 불길 아래남은 22퍼센트의 티끌은곱게 가루 되어온타리오 호수 어딘가에 뿌려지리라. 그러면 나는로렌스강을 타고대서양을 건너고인도양과 태평양을 지나북극해와 남극해까지지구의 숨결 속을 떠돌겠지. 지구의 78퍼센트가 바다라 하니나는 존재보다 더 넓은 비존재가 되어어디서든 흐르고, 숨 쉬고, 존재..

카테고리 없음 2025.06.06

존재와 비존재 (나의 사후의 길)

인간은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칼슘, 인 등의 원소로 구성된 유한한 존재이다.자연은 비존재의 원소로 구성되며 무한하다. 인간도 존재의 기간이 끝나면 비존재의 원소가 되어 무한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간다. 나이가 들면서 가끔 나는 나의 유한한 존재가 끝나면 어떻게 자연으로 돌아가면 좋을까 생각해 본다.사람의 신체는 78%의 물과 22%의 타 물질로 구성되어 있기에, 우선 화장을 하여 수분을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고, 곱게 가루로 만들어 자연에 필요한 원소로 활용되기 쉽게하여,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 호수의 어딘가에 뿌리면 로렌스강을 통해 대서양으로 흘러 인도양, 태평양, 남극해, 북극해까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지구 면적의 78%가 바다인 것을 생각하면 아주 작은 지구에 있..

카테고리 없음 2023.12.22

삶의 목적

원시 시대에도 낮과 밤은 존재했다. 지구가 동그랗고 태양 주위를 돌고, 자기도 돈다는 것을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 겨우 알게 되었다. 이제는 우주선을 타고 달에도 가고 화성 탐사선을 우주로 보내면서 광활한 우주가 존재하고 우주에서 본 지구는 아주 작은 푸른 점 같이 보인다는 것도 알았다. 이 작은 지구에서는 수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각자 그들 종의 존속을 위해 생명을 담보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하루살이는 유충으로 일년에서 삼년을 살다가 성충이 되면 먹을 수 있는 입도 없이 하루를 살다 죽는다고 한다. 그 하루 동안 그들이 하는 일은 종의 존속을 위한 짝짖기라고 한다. 하루살이는 생명을 담보로 종의 번식이라는 삶의 목적을 위해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살고 사라진다. 만..

카테고리 없음 2023.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