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6 2

인생길 (시)

생명이 태어난다는 건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길가의 들꽃 하나,하늘을 나는 작은 새,강아지 한 마리,그리고 아기 한 명. 그 생명 하나가 태어나기까지,우연처럼 보이지만피할 수 없는 필연,가느다란 인연들이 얽혀 있다. 로또보다 어려운 그 행운 속에세상에 나왔건만,스스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다른 존재의 손길 없이생명을 유지할 수조차 없다. 그 손길,바로 부성과 모성의 깊은 품.왜 그런 사랑이 생겨났는지,우린 알 수 없지만그건 분명, 생명 유지를 위한신비한 설계다. 자라나며,우린 관계를 배운다.함께 놀고,배우고,도우며 살아간다. 인생이란 결국,의식주를 해결하며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일. 아주 먼 옛날엔그 일이 단순했다.자연에서 따오고,잡아먹고,엉성한 움막 속 함께 자며추우면 더 걸치고더우면 덜 입고. 그..

카테고리 없음 2025.06.06

존재와 비존재 (시)

존재와 비존재 - 비 내리는 만석공원에서 October 14, 2023 나는산소와 탄소, 수소와 질소,조금의 칼슘과 인으로 이루어진유한한 몸 하나를 빌려세상에 잠시 다녀왔다. 몸의 78퍼센트는 물,그 물은 결국 다시하늘로, 강으로, 바다로 돌아갈 것이니나는 비가 되어 내릴 수도,호수 속 작은 물결이 될 수도 있겠지. 화장의 불길 아래남은 22퍼센트의 티끌은곱게 가루 되어온타리오 호수 어딘가에 뿌려지리라. 그러면 나는로렌스강을 타고대서양을 건너고인도양과 태평양을 지나북극해와 남극해까지지구의 숨결 속을 떠돌겠지. 지구의 78퍼센트가 바다라 하니나는 존재보다 더 넓은 비존재가 되어어디서든 흐르고, 숨 쉬고, 존재..

카테고리 없음 2025.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