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아가라, 우리를 닮은 물길
- Donsoo Han, Seamind
2025년 5월 31일,
흐린 하늘 아래
검푸른 나이아가라강은
묵묵히 흐르고 있었다.
초록빛으로 떨어지며
폭포를 지나
온타리오 호수로,
그리고 언젠가는 대서양으로.
“우리, 나중에 이곳에 뿌려지면 어때?”
아내의 한마디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우리가 앉던
커피향 가득한 그 벤치,
그곳에서 시작된 여정이면 좋겠다고,
조용히 생각했다.
물이 흐르듯,
우리도 그렇게
서로 다른 방향에서 와
한 줄기 강물이 되어
오랜 세월을 흘러왔다.
나는 ISTJ,
그녀는 INFP.
단 하나의 I(내향)만 같고
나머지는 모두 달랐다.
어쩌면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
그럼에도 함께 걷고 웃고
아이들을 품으며 살아왔다.
다름은 틈이 아니라,
채움이었다.
배려로 메우고,
이해로 감싸며
우리는 서로의 부족을
천천히 채워갔다.
감각과 직관,
사고와 감정,
판단과 인식—
그 모든 대비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흐르는 강물처럼
더 먼 곳을 향해 가는 그날이 와도
이곳에서 다시 만나
바람과 물이 되어
세상을 감싸 안을 것이다.
우리가 떠난 뒤에도
나이아가라의 물소리 속에서
누군가는 속삭일지 모른다
“여기, 두 사람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