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Mar. 14, 2024, 지인의 소식을 듣고)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현하려 애쓴다.
때로는 날짜를 바꾸기도 하고,
시간의 흐름을 붙잡으려 하지만,
그날은 결국,
언제나 오고야 만다.
삶과 죽음의 경계는
때로는 눈치채지 못하고,
어떤 때는 예고 없이,
어떤 때는 알림을 받고
준비할 시간을 얻기도 한다.
그 어떤 것도
나쁘지 않고,
그렇다고 좋지도 않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삶을 되돌아보며 살아간다.
마무리할 것들이 차츰 명확해지고,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조금씩 완벽해진다.
그 끝을 생각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오늘,
지인의 아픈 소식을 들으며
내가 마주한 삶의 끝은
이렇게 또 하나의 경고처럼 다가온다.
세상의 중심은 우주며 자연이지만—
살아있는 나에게
보이는 이 세상은,
오직 나의 세계일 뿐이다.
그것이 착각임을 알면서도,
내가 사라지면
세상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잠시,
내 가족과 친구들만이
슬픔을 나누고
시간은 다시 흐른다.
모든 것은 결국,
잊혀지고 치유되어간다.
그러니,
오늘의 한 호흡이
전부인 것처럼 살아가야 한다.
내가 살아있기에
이 세상도 존재하고,
내가 건강해야
사랑도, 기쁨도, 행복도
느낄 수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삶은
덧없고도 찬란한,
한 줄기 빛.
그 경계를 향해
고요히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