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세상, 내 삶의 후반기에 와 있슴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내가 살아가는 이 짧은 동안에 인류라는 큰 흐름에 나는 어떤 흔적을 남긴 것인가.
학창 시절에 친구들에게 서로간의 우정과 좀 더 나아지게 하려는 자극, 도움등은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술자리에서 서로 예기하는 멋진 흔적들이다.
좀더 친한 친구들과 고등학교 졸업후 나인 페이블스(나중에 엔디미언으로 개명)라는 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서로를 기억하고 생각하며, 젊은 날의 흔적들을 서로 공유하며 살아가고 있다. 비록 성수, 동희는 먼저 저 세상으로 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의 만남과 추억들은 누군가가 살아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속될 것이며, 그 흔적들 또한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회사에 들어가서는 많은 리포트와 기획서, 개발 계획서, 설계 도면 등에 나의 흔적들을 남겼다.
캐나다에 와서는 16년 동안 베이글 샌드위치 가게를 하면서 하루에 300~500명 정도의 아침, 점심 식사를 챙겨 주면서 서로간의 감사함과 정이란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10년간 하이킹 동호회를 하면서 서로 의지하며 정신적, 육체적인 도움을 주면서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래며 살아왔던 기억들 또한 흔적이다.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흔적은 가족이다.
물론 국가에서도 가족 관계증명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내가 누구에게서 태어났고 누구와 결혼했으며 누구를 낳아 기르며,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며 흔적이다.
가족은 나의 삶을 살아가면서 언제나 최우선 순위를 점하고 있으며, 사회의 구성원 모두도 이것만은 서로 이해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제 남은 여생도 가장 소중한 가족과의 좋은 추억, 기억들을 만들어 가며 맑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알던 사람들과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서로간의 소중한 기억들을 되새기고, 만들며 살아가야 한다.
모르던 새로운 사람들과도 좋은 만남을 만들며, 보다 풍성하고 절제된 삶의 기억들을 만들어가며, 인생의 후반기를 맑고, 평온하게 보내야 한다.
이렇게 노력하다 보면 나의 흔적도 어수선하고 지저분하지 않는 선명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남겨질 것이다.
June 18 2022. Donsoo Han, sea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