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이 태어난다는건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
길가의 꽃이건, 하늘을 나는 새이건, 강아지건, 아기이건...
새 생명이 태어나기 까지의 연이란 이루말할 수없이 복잡하고 가느랗고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필연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꼭 있다.
이렇게 로또 맞기보다 더 한 행운을 받고 태어난 생명도 자기 홀로 할 수 있는건 하나도 없어서 다른 것의 도움 없이는 그 생명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이것을 가능케한 가장 큰것이 부성과 모성애이다. 이런 것이 왜 생겨났고 존재하는 지는 잘 모르지만 생명체를 존속하게 하기 위한 필수 인자임엔 틀림없다.
어느 정도 혼자 먹고 살기가 가능할 무렵부터 서로 간의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함께 놀고, 배우고, 말하고, 힘을 합치기도 하면서...
인생길이란,
사람의 의식주를 해결하며 생존하며 버티는 일이다.
아주 오래 전에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일이 매우 단순 했었다. 자연에 있는 것 채취하고 가끔은 동물들 잡아서 함께 먹고, 움막지어서 함께 살고, 이것 저것 따다가 중요 부위 가리고, 추워지면 더 걸치고 이것이면 족했다.
하지만 인간이 사회를 이루며, 뭔가를 하나 둘 알아가면서 좀 더 편하고 멋지게 살아 보려고 이것 저것 발명도 하고 대량으로 먹을 것, 살 것, 탈 것, 입을 것들를 만들면서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사는 것이 매우 복잡해졌다
이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생겨나고, 이들은 서로 반목하며 서로를 시기하는 세상으로 달려가는 모습이다.
옛날에는 이러한 반목과 시기가 덜 했던 때에, 이것이 언젠가는 이 세상을 망쳐놓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 종교 또는 사상이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면서, 평온한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물론 아직도 더 많은 것을 알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엄청나게 광활한 우주를 발견하면서 아주 아주 작은 지구에 살고 있는 한 인간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그리고 우주 탄생의 비밀을 조금씩 밝혀 가면서 우리가 옛날에 진리라고 믿었던 것들이 하나 둘 허무 맹랑한 무지의 소치라는 것을 알면서 종교도 사상도 그 힘을 잃어 가고 있다.
물론 사람들 각자는 그 시대에 알려져 있는 지식들을, 사실들을 찿아 보면서 자신의 존재를, 존재 가치를 알아가고 인류의 존속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만의 인생길을 설계해 나갈 것이다.
어려서부터 너무나 다양한 삶의 방식들 중, 어느쪽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선택하여, 열심히 청춘을 받쳐 노력하고, 그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좋은 반려자를 만나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면서, 인류의 존속에도 기여하며 살다보면 어느 덧 황혼...
부부 둘만이 놓여 있는 넓은 세상을 느끼면서, 인생길은 마무리에 접어든다.
누구는 옛날과 같이 단순하게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을 선호하여, 귀향하거나 산속의 아늑한 곳으로 가서, 요즈음 유행하는 자연인이 되기도 한다.
선택의 폭은 건강 상태가 좌우한다.
나이가 들면 노화는 필연적이다. 단지 그 속도를 늦추기 위한 발버둥으로 좋다는 것 다 먹고, 좋다는 운동 열심히 하고, 하지만 노화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에 의해서 또는 병에 걸려서 아주 빨리 노쇠해 버리는 것이 복병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다가오는 이것만은 피할 수 있길 바라면서 지금까지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피할 수 있길 바라면서 살아가고 있다.
젊었을 때, 일본 동경에서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적에 기미쯔까상이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병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데 객사는 하지 말라고..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몇개월 되을 때,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일어났고, 기미쯔까상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괜찮냐고...
그 후로도 많은 큰 사건, 사고들이 있었지만 그 자리에 나는 없었다. 그래서 지금도 존재하고, 참 다행이다.
나이가 65세가 되니 지금부턴 앞으로 다가 올 상황들이 어느 정도 보이고, 정리가 된다.
잘 하면 앞으로 10~15년이 내가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인 것 같다. 적어도 남에게 많은 피해주지 않으면서...
그 다음의 시간은 동적이기 보다는 정적으로 살아야 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부부중 누군가는 먼저 가야하고, 홀로 외로운 삶도 견듸어야 할 것이다.
정말 바라는 것은 이 인생길의 마지막이다.
생명이 끝 날때의 두려움과 고통을 최소로 느끼며 갔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도 나이가 더 들어가면서 배우고, 느끼고,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게 될 것이지만 그래도 걱정이 앞선다.
불교에서 색즉시공 공즉시색 이란 말이 있다. 이 깨달음을 얻게 되면 생과 사의 문제는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되려나.
Feb. 10 2023. Donsoo Han, sea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