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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난 용, 다시 구름 위로 (시)

한돈수 2025. 6. 18. 19:30






개천에서 난 용, 다시 구름 위로

   - June 17 2025. Donsoo Han, Seamind


산업화의 바람 불던 날,
대양을 누비는 열강의 배들 위에
희망과 탐욕이 함께 실려 오고 있을 때,
조선은 굳게 닫힌 대문 안에서
자신을 지키려 애썼네.

쇄국의 성벽은 바람 앞 촛불처럼
열강의 숨결에 흔들리고,
이리저리 끌려다닌 끝에
마침내 일본의 칼날 아래
주권을 잃고 말았지.

남들은 격동을 견디며
강국으로 태어났건만,
우리는 그 격동을
나라를 잃는 값으로 치르고,
모습을 바꾼 채
고요한 항쟁과 침묵의 저항으로
시간을 견뎌냈지.

광복의 빛이 눈부시던 그날,
한민족은 기쁨보다 더 깊은
갈등의 그늘 아래 있었네.
북은 사상을 붉게 칠하고,
남은 자유를 푸르게 꿈꾸며
한 뿌리의 나무가 둘로 찢겨졌지.

6.25, 그 피의 강을 건너며
더 깊은 상처로 허덕였지만,
박정희라는 이름의 사나이와
미국이라는 친구의 손길 덕에
기적처럼 다시 일어났네.

이제는 누구도 무시 못할
경제의 기둥을 세운 나라,
누구나 놀라 말하네.
“개천에서 용이 났구나.”

하지만 지금,
그 용의 등 위에 올라탄 이들은
또다시 옛 당파의 망령처럼
자신들만의 깃발을 휘두르며
국민의 목소리를 가른다.

거울을 보아라.
우리가 걸어온 길은
누가 준 것도,
누가 대신 간 것도 아닌
우리 모두가 피땀으로 만든 길.

정신을 차려야 할 시간이다.
과거를 배워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은
지금 우리 안에 있다.

하늘은 다시 우리에게 묻는다.
“이제, 어디로 날아갈 것인가?”
우리 모두의 대답은
깊은 자각 속에서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