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9 3

숫자 영의 존재 (시)

숫자 영의 존재 - April 2024. Donsoo Han, Seamind 숫자는 존재를 설명한다.1은 어떤 것의 탄생을,9는 그것의 완결을 말하지만,0은 존재 이전의 상태를 말한다.그것은 말하지 않는다.다만 가능성으로 침묵한다. 홀로 있을 땐 공허와 닮았지만,다른 수의 곁에 설 때그것은 수의 본질을 확장시키고,가치의 체계를 뒤흔든다. 삶에도 그러한 것이 있다.침묵—말을 멈추었기에 열리는 귀멈춤—흐름을 끊기에 보이는 진실잊음—무게를 비워낸 기억의 정화용서—상처를 무화시키는 의지죽음—끝이 아니라 형태 없는 존재의 귀결 이들은 모두 숫자 0처럼비어 있는 듯하지만,그 자리에 있음으로써삶을 다시 계산하게 만든다. 0이 있기에음의 세계도, 대칭의 구조도 가능하며0이 있기에우리는 언제든 기점으로 돌아가다른 방향..

카테고리 없음 2025.06.29

넘쳐 흐르는 정보 속에서 (시)

넘쳐 흐르는 정보 속에서 - April 2024. Donsoo Han, Seamind 옛날에는검은 잉크로책의 숨을 막곤 했다.금지된 한 줄이저항의 불씨처럼 타올랐던 날들. 이제는 반대로,말들이 구름처럼 피어오르고빛처럼 쏟아진다.모든 것이 말해지지만정작,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진실은 방향 없이 흘러가고비평은 침묵 앞에 주저앉는다.의미는 검색어에 파묻히고창조는 알고리즘 속에 갇힌다. 과잉은 또 다른 무지,침묵보다 교묘한 억압.빛이 너무 많아 눈먼 세상,우리는 어둠 속에서 헤맨다. 그러나, 아직 말의 숨은 꺼지지 않았다.고요의 가장자리에 머무는작은 문장 하나,미처 지워지지 않은 진심 하나—그것이 언젠가 바다를 가르리라. 정보의 물결 속에서도정제된 사유는 끝내 떠오르고한 사람의 깨어남은세상의 굳은 틈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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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오늘의 그림자 (시)

미래는 오늘의 그림자 - June 28 2025. Donsoo Han, Seamind 지금의 나이와 몸의 기울기는미래의 색을 바꿔 놓는다.바라는 것들은 줄어들고,고통은 조금 더 가까워진다. 그래도오늘을 살아내는 일이삶이다. 수없이 다짐하고또 흔들리면서,우리는 하루를 건넌다. 사랑은지는 것도, 이기는 것도 아니다.지더라도 곁에 머무는 것.함께 견디고,함께 지나가는 것. 미래는 회색일지라도서로를 붙잡고그 안을 걸어가는 일,그것이 사랑이다.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우리가 함께 살아낸 오늘,그 자체로충분한 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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